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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김선달

윤시목 디카시집 5

▼ 프롤로그 동생은 몇년 전에 세상을 떴다 사진에 '디카시'라는 노리개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갔다 눈썰미와 사려가 남달랐던 동생, 카메라를 늘 옆에 두고 살았으니 사진을 보면 그 일생을 알 일이다. 휴면중인 불로그를 뒤적거려 재치발랄한 장면들을 골라보얐다. 못다 피운 사유에 날개를 달아주고 싶은 것이다. 며칠만에 디카시집 한권이 뚝딱 만들어졌다. 사진과 글의 주인이 다르다ㅡ 혹자는 이를 두고 디카시의 정체성을 문제삼을지 모르겠다. 그러라지. 솔직이 나는 디카시 주창자가 말하는 사진의 배타적 독점권이나 몇몇 논리에 이물감이 있다. 특히 '순간적 언술'과 '날시성'이란 용어가 그러하다. 자리가 아니니 더 이상의 언급은 않겠다. 혹자는 또 사진과의 연계를 들어 어쩌면 '포엠시..
▼ 프롤로그

동생은 몇년 전에 세상을 떴다
사진에 '디카시'라는 노리개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갔다

눈썰미와 사려가 남달랐던 동생,
카메라를 늘 옆에 두고 살았으니 사진을 보면 그 일생을 알 일이다.
휴면중인 불로그를 뒤적거려 재치발랄한 장면들을 골라보얐다.
못다 피운 사유에 날개를 달아주고 싶은 것이다.
며칠만에 디카시집 한권이 뚝딱 만들어졌다.

사진과 글의 주인이 다르다ㅡ
혹자는 이를 두고 디카시의 정체성을 문제삼을지 모르겠다. 그러라지.
솔직이 나는 디카시 주창자가 말하는 사진의 배타적 독점권이나 몇몇 논리에 이물감이 있다.
특히 '순간적 언술'과 '날시성'이란 용어가 그러하다.
자리가 아니니 더 이상의 언급은 않겠다.
혹자는 또 사진과의 연계를 들어 어쩌면 '포엠시' 쪽으로 밀어부칠 수도 있겠다.

무어라 하든 나는 나다.
디카시든 포엠시든 따분한 현대시에 대한 작은 반동에 지나지 않는다.
찍고 쓰고 혹은 읽는 행위가 어느 틀에 스스로 묶이기를 바래는 짓이 아닐진대,
우리 모두는 시 앞에서 자유로우면 그만이다.
오솔길을 걸으며 신호등을 왜 들먹이냔 말이다.

동생과 나는 다시 없는 친구 사이였다.
영혼과 함께 하는 동안 북받치는 그리움에 편편이 원망이 앞섰다.
짜식, 혼자만 떠나서 정말은 쥐어박고 싶은 것이다.
명문대 국문과를 나온 동생이다. 살아있다면 아마.....

2019.09 ...兄
◈ 윤시목

1997 <시문학>등단. 시집 : <너무너무와 메주>
Ebook : <저 너머 넘어 동백꽃><개뿔>
디카시집 : <술래야 술래야><여백의 상상>
<허공에 살어리랏다><백원짜리 달>
2014 호서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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